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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칼럼> 이미지의 배반
성정문화재단 조회수:159 218.155.17.102
2019-01-31 10:44:54

 

마그리트의 작품에 드러나는 이미지의 애매모함은 현실세계의 실제공간과

화면속의 가상공간에서 대립하는 무엇인가의 모순을 보여준다.

이미지의 모순을 대표적으로 그린 작품이 <이미지의 배반>이다.

마그리트는 캔버스에 하나의 파이프를 단순하게 그리고 바로아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문구를 적음으로써 회화에서의 묘사 혹은

재현의 모든 과정에 의문을 불러 일으켰고, 이 과정에서 그려낸 이미지가

파이프라는 오브제를 나타낼 수도 있고, 잘못된 언어와 결합하면 이미지가

오히려 오브제 그 자체로 여겨질 수도 있음을 지적한다.

화가의 묘사가 우선인지 철학자의 사유가 먼저인지 의문을 던진다.

사람들이 인식하기에는 화면에 파이프를 그려놓고 아무런 설명이나

구 없이 작가의 사인만으로 마무리한다면 그려진 오브제는 당연히

담배 피우는 파이프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파이프를 그려놓고

'파이프가 아니다'라고 하니 이것은 무슨말인가.

여기서 사유의 혼란이 시작되고 회화의 본질이 흔들린다.

마치 그림속의 꽃처럼 눈으로는 화려하지만 향기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허구의 세계를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 착각에 모두 속고 있는 것을

마그리트는 단순하고 명쾌하게 지적하고 있다.

프랑스의 심리학자 미셸 푸코는 자신의 저서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에서

"(말과 공간에서) 공통의 공간이 없으며, 그들이 간섭할 수 있는, 말들이

형상을 받아들일 수 있고, 그림들이 어휘의 질서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자리가 없다"라고 하고, 평론가 김현은 이 말을 받아 "그것에 이름을 붙여주

는 언표와 그것을 형상화해야 하는 그림사이에 끼어있는 파이프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파이프가 아니다. 그것은 파이프가 아닌 것이다.

있는 것은, 그림의 이름과 텍스트의 참조물을 동시에 증명하는 '어느 곳에도,

파이프는 없다'라는 언표뿐이다"라고 풀어 설명한다.

이어서 "말과 그림과 대상이 사라지고, 공위에 자리 잡은 언표만이 있는

세계가 푸코가 묘사한 마그리트의 그림공간이다"라고 정의한다.

철학은 비평의 고수가 알아주나보다.

*르네 마그리트(1898~1967) / 벨기에 초현실주의 화가

 

글 : 최선호(화가)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 동대학원, Newyork University 대학원 졸업,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리움미술관, 시카고 스마트뮤지움, 베를린 동아시아 뮤지움,

 버밍햄 뮤지움 등 작품소장현재 전업화가.  저서 <한국의 미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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