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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칼럼> 세상을 보는 상상력 No. 4 르네 마그리트
성정문화재단 조회수:206 218.155.17.102
2019-02-20 15:43:40

 

마그리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가 <골콘다 Golconde>다.

유럽의 전형적인 붉은 기와지붕 복합주택을 배경으로 중산모를 쓴 신사들이

푸른 허공에 둥둥 떠 있는 그림이다. 얼핏 보면 인물이 몇 개의 패턴으로

나뉘어 서 있는 듯 보이지만 모두 표정과 자세가 다르다.

그림 속 정장외투를 입고 모자를 쓴 중년의 남성들은 모두 마그리트의 자화상

이다.

영화<매트릭스>의 복제인간 같이, 풍선처럼 서 있는, 하지만 풍선은 아닌,

마치 컴퓨터 그래픽의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로 만든 것 같은 인물들의 무표정

은 현대사회의 고독이다. 전경의 인물은 건물에 그림자를 드리워 공간을

유지하고, 하늘에는 인물들이 점점이 눈송이처럼 멀어져 간다.

초현실주의화파의 기괴함보다 서정적 장식의 따뜻함이 배어 있다.

이 그림의 제목 <골콘다>는 단어의 뜻을 알기 전에는 도무지 그림과

연결이 안된다. 마그리트는 이 그림에 대하여 "여기에 수없이 많은 다른 남자

들이 있다. 하지만 군중을 생각할 때, 당신은 그 개인을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군중을 암시하기 위해, 이 남자들은 모두 가능한 한 단순한 모양의

비슷한 옷을 입고 있다.

골콘다는 인도의 부유한 도시, 경이로운 도시였다. 내가 하늘을 걸을 수

있는 것은 경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반해 중산모자는 아무런 놀라움을 불러일

으키지 못한다.

그것은 모자라는 전혀 독창적이지 못한 물건인 것이다.

중산모자를 쓴 평균의 남자는 익명의 보통사람들이다. 그리고 나는 대중과

구별되고 싶은 욕구가 그다지 크지 않다."라고 적고 있다.

골콘다는 16세기 전반부터 17세기 후반까지 인도 남부 데칸의 다섯 이슬람

술탄왕국 중 하나인 시아 왕국의 수도였다. 수도근처에 고급의 다이아몬드

광산이 있는 도시로 부와 힘이 넘쳤지만 결국 무굴제국에 망해 폐허가 된

역사속의 도시다.

골콘다의 경이와 자신이 하늘을 걷는 경이로운 비현실이 착각이라는 것을,

누구나 쓰고 자신도 쓰고 다니는 중산모자가 평범한 보통사람들의 상징이어

서, 경이로운 물건이 아니어서 어떻다는 말인가. 마그리트의 <골콘다>를

통해 우리의 사유가 얼마나 부족한지, 세상을 보는 상상력이 얼마나 팍팍한지

새삼 생각해 볼 일이다.

 

글 : 최선호(화가)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 동대학원, Newyork University 대학원 졸업,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리움미술관, 시카고 스마트뮤지움, 베를린 동아시아 뮤지움,

 버밍행 뮤지움 등 작품소장. 현재 전업화가. 저서<한국의 미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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