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문화광장 새소식

새소식

게시글 검색
<미술 칼럼> 산타페의 고독한 영혼 No.3 조지아 오키프
성정문화재단 조회수:29 218.155.17.102
2019-03-14 11:26:12

 

산타페의 고독한 영혼

산타페는 쓸쓸한 사막풍경과 강렬한 햇빛으로 화가와 시인들에게 많은 영감을 불러 일으켰다. 영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D.H. 로렌스는 “눈부시고 자랑스러운 아침햇살이 산타페의 사막위로 솟아오르는 것을 보았을 때, 내 영혼에는 무엇인가 고요히 정지해 있었으며 나는 그것에 귀를 기울였다. 한낮에는 장대함과 독수리 같은 장엄함이 있었다. 뉴멕시코의 황량하고 장엄한 아침, 나는 벌떡 일어났다. 영혼의 새로운 한 부분이 깨어났으며, 과거의 세계는 새로운 세계에 자리를 내주었다”라고 찬탄한다.

산타페는 사막의 환영이다. 오키프는 매일 아침 태양과 함께 일어나서 사막으로 그림을 그리러 걸어 나갔다. <백향목이 있는 검은 언덕>은 강렬한 태양에 사막이 신비롭게 보이기 시작하는 오전 11시경의 풍경으로, 그녀는 사막에서 본 풍경들을 스케치하고 작업실로 돌아와 그림을 완성하였다. 화면에서 의도적으로 희고 파란하늘과 검고 주름진 언덕을 강렬하게 대비시키는데, 백향나무를 계곡의 앞부분에 배치하여 묘한 이미지의 여운을 남긴다. <캘리코 장미와 소의 머리뼈>는 뉴멕시코 스페인계 사람들이 장례식에 동물의 뼈와 조화를 사용하는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그것은 햇빛에 바짝 마른 뼈가 아니라 오키프의 붓끝에서 탄생한 ‘강렬하게’ 살아있는 또 다른 사막의 생명이다.

여든 다섯이 넘어서부터 점차 시력이 약해진 오키프는 희미한 시력과 손의 감각으로 커다란 조약돌 같기도 한 찰흙 작업을 하였다. 삶이 얼마 남지 않아 거의 시력이 안 보일 때까지도 붓을 놓지 않았다. 오키프의 그림은 남편 스티글리츠가 젊어서 푸릇푸릇한 사랑으로 청순하게 찍었던 그녀의 손 모습같이 단정하고 정갈하다. 그녀의 삶을 몇 마디로 요약하기는 어렵지만 ‘고독 열정 자유’ 이런 단어들이 스쳐간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사막 어디엔가 우물이 있어서라지만, 산타페가 아름다운 건 조지아 오키프의 고독한 영혼이 살아 숨쉬기 때문 아닐까. 

 

 

조지아 오키프(1887~1986)은 미국 화가로 자연을 확대시킨 작품을 주로

그렸다. 오키프는 서유럽계의 모더니즘과 직접적 관계가 없는 추상환상주의

의 이미지를 개발하여 20세기 미국 미술계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다.

후기 작품은 주로 뉴멕시코의 맑은 하늘과 사막 풍경을 그렸고 1970년에

휘트니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개최했다. 대표작으로 <검은 붓꽃>, <암소의 두

개골, 적, 백, 청> 등이 있다.

 
 

글 : 최선호(화가)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 동대학원, Newyork University 대학원 졸업,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리움미술관, 시카고 스마트뮤지움, 베를린 동아시아 뮤지움,

   버밍행 뮤지움 등 작품소장. 현재 전업화가. 저서<한국의 미 산책>

댓글[0]

열기 닫기

top